[54] 직립보행으로 생긴 인간의 S자 커브형 허리
#한재 신충우 파일 54
앉아서 앞뒤로
흔들 수 있게 만든
흔들의자는 일명 케네디 의자라고 한다.
허리가 좋지 않은
고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즐겨 사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유품은 30만 달러에 경매됐다고 한다.
흔들의자는 다리 바닥에
두 개의 곡선 밴드(로커)가 부착된
의자의 한 종류로,
양쪽 다리를 서로 연결한다.
로커는 두 지점에서만 바닥에 닿아 있어
탑승자가 무게를 옮기거나
발로 가볍게 밀어서 앞뒤로 흔들 수 있다.
나도 1985년 결혼 초
응암동 빌라에 살 때
2층 서재 창가에
흔들의자를 놓고 사용하다가
큰 딸이 크면서 다칠까 봐
고향 별장으로 보냈다.
글쓰는 사람에게는
생각을 가다듬는데
아주 유용하다.
나는 운동삼아
매일 30분~1시간 가량
정원의 잔디를 관리하는데
개처럼 엎드려서
풀을 뽑으면 허리가 아파
앉을개(밑싣개)를 깔고 앉아
허리를 세우고 작업한다.
우리가 달고 사는
요통(腰痛)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갖게된
숙명적인 통증이다.
우리 인류와
가장 가까운 유인원은
침팬지로
유전자가 2%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분자생물학적으로
2%의 차이가 생기려면
500만~700만 년이 필요하다.
인류는 척추동물 중에서도
영장류라는 포유류의 하위집단에 속한다.
영장류는 주로 나무에서 생활하는 포유류다.
여기엔
원숭이·여우원숭이·안경원숭이·유인원이 포함된다.
원숭이(monkey)에겐 꼬리가 있지만
유인원(ape)에겐 꼬리가 없다.
꼬리 없는 유인원엔 인류뿐 아니라
고릴라·침팬지·보노보·오랑우탄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침팬지는 인류와 DNA의 98%가 일치하며
고릴라는 97%가 일치한다.
침팬지 계통과 인류 계통은 약 600만 년 전에 갈라섰다.
1995년 1월 에티오피아 황무지에서
미국 고(古)인류학자 팀 화이트(Tim White)에 의해
발굴된 화석은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으로
발굴된 화석 중 연대적으로 여기에 근접한다.
키는 약 120㎝이고 몸무게는 약 54㎏이다.
440만 년 전에 살았던 이 호미니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과는 달랐다.
호미니드(hominid)
인류의 조상으로
진화 인류의 모체가 된 사람이나 동물을 일컫는다.
현생 인류를 이루는
직립 보행 영장류가 바로 이것이다.
아르디피테쿠스(ardipithecus)라는 속명에서
라틴어로 아르디(ardi)는 ‘바닥’,
피테쿠스(pithecus)는 ‘유인원’이라는 뜻으로,
학명은 바닥의 유인원이라는 의미이다.

J. H. Matternes가 그린 아르디의 골격구조<출처> 김영사의 ‘화석맨’/중앙일보
아르디는
침팬지와 호미니드 계통이 갈라선 지
160만 년밖에 지나지 않은 호미니드다.
아르디는 흥미로운 전이적(轉移的) 속성을 보여준다.
우선 아르디의 발바닥은 침팬지보다 단단해졌다.
단단한 발바닥은 지레처럼 작용해 두 발로 걷기 쉽게 했다.
하지만 아르디의 발은 진화적 전이의 단면도 보여준다.
여전히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들과 마주 보는 형태였다.
덕분에 숲 속의 나무 집에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땅에서 먹이 활동을 하면서
맹수를 피해 나무 위에서 잔 것으로 보인다.
아르디(Ardi)의 발가락은
나무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마주 보고 있으며
손은 유인원보다 훨씬 유연하다.
송곳니 크기는 현생 인류의 중간 크기이며
골반 넓이는 루시 정도다.
두 발로 걷게 되자
일련의 진화적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다.
하나의 변형이 다른 변형의 방아쇠가 됐다.
변화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갔다.
발가락→다리→골반→등뼈→머리뼈 순이었다.
아르디로부터 100만 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태어난
루시는 현대 인류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발을 갖게 됐다.
루시의 엄지발가락은 다른 발가락들과 평행하게 진화했고
그 네 발가락은 침팬지보다 훨씬 짧아졌다.
루시의 발바닥엔 아치 구조가 생겼고 뒤꿈치가 길어졌다.
이것은 걸을 때 충격을 흡수했기 때문에
훨씬 더 오래 걸을 수 있었다.
유인원 사촌들이 안짱다리인데 비해
루시의 다리는 길고 곧아졌다.
두 발로 서서 걷기 때문에 골반은
사발처럼 변해 내장을 받쳐줘야 했다.
그리고
등뼈는 S자로 휘어 충격을 잘 흡수했다.
최초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는
자몽 1개 정도 크기였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그것보다 서너 배 더 크다.
인류와 유인원은
다른 동물과 달리
척추가 곧지 않고
미약하게 S자 모양을 나타내는 점,
몸에 털이 적은 점,
뇌와 태반의 구조 등이
일치한다.

예림당의 ‘뼈 있는 책: 누구의 뼈일까?’<출처>알라딘
인류와 원숭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인류는 수백만 년 전부터
더 이상 나무를 타고 이동하지 않아서
원숭이보다 팔뼈가 짧은 반면
두 발로 걷는 것에 적응해 다리는 더 길다.
또 인류의 척추는 S자 모양이어서
허리를 잘 펴고 걸을 수 있지만
원숭이는 C자 모양이어서
뒤뚱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다.
뼈가 영원한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진화하며 살아남은
생존자란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진화론을 거부하는 행위는
자기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우리 몸 속을 흐르는
온혈(溫血)은 자연에서 온 것이다.
‘신(神)의 섭리’가 아니라
‘자연(自然)의 섭리’라는 말이다.
인류는 직립보행으로 인해
손발이 자유로워진 반면에
디스크, 치질 그리고 산고 같은
물리적인 고질병을 앓게 됐다.
동물들은 이런 질병에서 자유롭다.
일자허리는 척추후만증으로
S자 커브형의 척추가 일자형태로
거의 직선에 가깝게 뻗은 척추 형태를 말한다.
주로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학생이나
사무직, 운전직 종사자들에 많다.
또한 일자허리를 오랜 시간 방치하는 경우
척추뼈의 퇴행이 빨라지면서
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잘못된 자세 등을 통해
터진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는 엉덩이 통증과 하지통 등을 유발한다.

인간의 S자 커브형 허리<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척추(脊椎)는
척추뼈로 이루어진 등마루로,
머리뼈 아래에서 엉덩이 부위까지
33개의 뼈가 이어져 척주를 이룰 때
그중 하나하나의 뼈를 가리키는 말이다.
위쪽부터 7개는 목뼈,
12개는 등뼈, 5개는 허리뼈,
5개는 엉치뼈, 4개는 꼬리뼈라 하며
성인은 엉치뼈와 꼬리뼈가 붙어서
각각 하나의 뼈를 이룬다.
척주(脊柱, vertebral column)는
일련의 척추뼈(椎骨, vertebra)로 구성되는데
33개의 추골이 그 부위에 따라 이름이 나눠져 있다.
경추, 흉추 및 요추는
일생동안 따로따로 떨어져 있으므로
가동척추(可動脊椎, movable vertebrae)라고 하고
천추와 미추는 융합하여 하나로 변화해
고정척추(固定脊椎, fixed vertebrae)라고 한다.
척주는 위로는 머리뼈(頭蓋骨, skull)부터
밑으로는 골반뼈(骨盤骨, pelvis)까지
강한 인대와 근육으로 이어져 있고
앞부분의 척추뼈 몸통(脊椎體, vertebral body)과
뒷부분의 척추뼈고리(脊椎弓, vertebral arch)로 나눌 수 있다.
척추뼈고리는 척추뼈몸통과 함께
연속적인 척추관(脊椎管, vertebral canal)을 형성하고
그 안에 척수를 보호하고 있다.
유인원과 각종 원숭이들도 어색하지만
얼마든지 의지대로 직립보행을 할 수 있다.
훈련된 원숭이들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직립보행을 하도록 훈련받았지만
이들이 움직일 때 선호하는
자세는 주로 네 발 보행이고
특히 달릴 때는 100% 네 발을 다 사용한다.
그 뿐 아니라
다리도 손처럼 엄지가 안쪽을 바라보게 돼 있어
손이나 발이나 똑같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이 네 다리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네 발일 때
훨씬 안정되고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자연에서 온 것으로
지구의 생명체들과 연결돼 있다.
예를 들어
돌고래와 새와 사람의 공통점은
척추동물이라는 사실이다.
뼈가 처음 등장한 건 5억4000만 년 전,
바닷속에서 몸이 껍데기에 둘러싸인 새우들과
척추 주변이 연골로 이뤄진 물고기들이 생겨나면서부터.
“Our problems are man-made,
therefore they may be solved by man.”
(우리의 문제는 인간이 만든 문제이므로,
인간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다.)
케네디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인류가 진화상으로 갖게된
요통도 이런 차원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인류(人類)란
생물 분류학상으로 영장목 사람과의 포유류로,
현생 인류는 그 일종으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불린다.
<과학저술가/여행작가 자연경 신충우>
이글루스 등재 : 2022/11/20
티스토리 이전 :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