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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영청에서 유래한 ‘어영부영’

한재 2023. 4. 11. 20:54

#한재 신충우 파일 6

 

 

“거시기 말이여

‘어영구영’하지 말랑께”

 

‘어영구영’은

‘어영부영’의

전라도 사투리다.

 

되는 대로

어물어물 넘겨서 처리하는 모양이

사전적인 그 의미이다.

 

강원도에서는 ‘어영비영’,

충청도에서는 ‘으영부영’이라 한다.

 

“연지 내외가 새살림 나는 걸

이것저것 거들고 챙겨주고 나니

사돈 영감이 기어코 세상 뜨고 하는 바람에

어영부영 달포가 지났다.”

박완서의 소설 <서 있는 여자>에 나오는 말이다.

 

‘어영부영’이란 원래 조선 시대 군영인

어영청(御營廳)에서 나온 말이다.

 

서울시 종로구 창경로 109번지에 소재한 어영청 터

<출처>https://blog.naver.com/finelegend/222428317494

 

어영청은 조선 시대 삼군문의 하나로

군대의 기강이 엄격한 정예 부대였다.

그런데 조선 말기로 오면서

이 어영군의 군기가 풀어져서

형편없는 오합지졸에 불과하게 됐다.

이를 본 사람들이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영비영’(御營非營)이라고 쑥덕쑥덕한 데서

이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어영비영이 뒤에 의미가 불분명하게 되면서

발음의 편리를 따르다 보니 ‘어영부영’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고종 때에는

어영청을 비롯한 군졸들의 군기가 문란하고

병기마저 너무 낡아 도저히 군대라고 할 수 없을 지경이 됐다.

여기에 1881년(고종 18) 4월에 일본의 도움을 받아

신식 군대를 조직하면서 이들은 후한 대우를 받고

구식 군대는 봉급조차 받지 못하자,

이듬해인 1882년 6월에 구식 군대의 군인들이 봉기해

임오군란(壬午軍亂)을 일으켰다.

 

한때 예비군도 이와 비슷했다.

멀쩡한 신사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개판오분전으로 변해 ‘어영부영’했다.

 

 

<‘한’연구가/저술가 한재 신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