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등재 : 2021/11/02 티스토리 이전 : 2023/06/09
해금(奚琴)은
어느 나라에서 들어온 악기이고
관악기인가, 현악기인가?
내가 가지고 있던 궁금증이다.
고려시대
한반도 북방의
요(거란), 금(여진), 원(몽골) 등 왕조들의
말 위에서 연주하는 찰현악기들을
우리나라에 들어와 향악기화한 것이
바로 해금이다.
친척악기로
중국의 얼후(二胡),
일본의 고큐(胡弓),
몽골의 모린호르(馬頭琴) 등이 있다.
모린호르의 경우
악기 머리 부분에
말이나 용 등의 머리를 조각하여
흔히 ‘마두금’(馬頭琴)이라고 부른다.
‘모링’은 말(馬),
‘호르’는 피들이라는 뜻이다.
피들(fiddle)은
바이올린 족 찰현악기들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몽골 본국(외몽골)의 마두금은
공명통의 옆면 폭이 넓고
나무의 두께가 얇아 풍부한 저음을 내고
중국 쪽 네이멍구(內蒙古)의 마두금은
옆면 폭이 좁고
나무가 두꺼워 탄력 있는 고음을 낸다.
해금은
연주현장에서 음악이
관악으로 분류되는데
관악기가 아니라
현악기이다.
관악기(管樂器)는
입으로 불어서
관 안의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악기로,
목관 악기와 금관 악기의 두 가지가 있다.
현악기(絃樂器)는
현을 켜거나 타서 소리를 내는 악기로,
가야금, 거문고,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따위이다.
해금은
활을 그어 음을 내는
현악기이지만
음악적 특징이
관악과 비슷하다고 여겨
관악기로 부류하기도 한다.

해금<출처>https://cafe.naver.com/sp510uz/1723
세로로 건 두 줄 사이에
말총 활을 넣어 연주하는
찰현(擦絃, 줄비빔)악기이다.
마상 악기라는 연원 때문에
해금의 활은 처음부터 말총으로 만들었다.
같은 찰현악기라도
아쟁의 기본형인 정악용 대(大)아쟁은
개나리 막대기로 켜고
말총 활은 1940년대에 등장한
산조용 소(小)아쟁부터
비로소 채택되기 시작한 것과 비교된다.
‘깡깡이’, ‘깡깽이’, ‘깽깽이’라는 속칭은
해금의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코맹맹이 소리에서 연유한다.
해금의 음색이 이러한 것은
해금 줄이 가진 음향학적 잠재력에 비해
공명통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인데
(이 점은 오케스트라 악기 중 비올라Viola를 닮았다),
현장에서는 해금 음색을 흔히
‘노파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어린 아기 우는 소리’ 등에 비유한다.
음량 자체가 많이 크지 않고
연주 방법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이런 특성 덕분에,
합주에서 해금의 소리는
다른 악기와 잘 조화를 이루고
그 자신이 튀는 일이 좀체 없다.
정악과 민속악 등 전통음악 전 분야와
창작 및 퓨전국악에 두루 사용된다.
전통 해금은 악기 높이 약 70cm,
활대 길이는 약 72cm(말총 부분 약 60cm).
한국전통음악에서
해금은 대금(大笒)과 더불어
선율악기 중 가장 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전통 합주곡 중 해금이 안 들어가는
악곡은 아악(文廟祭禮樂)과
타악기 위주의 음악인 풍물놀이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민간 정악(正樂)곡인 풍류와
가곡 반주, 민속악인 삼현육각(三絃六角)에서도
해금은 빼놓을 수 없는 선율악기이고
심지어 불교음악이나 대취타(大吹打)에도
해금이 편성될 때가 있다.
독주 기악곡인 산조(散調) 중에서도
해금산조는 핵심 레퍼토리에 속한다.
비속어인 ‘거지 깡깽이’라는 말에서 보듯,
떠돌아다니며 음악을 연주하고 빌어먹는
‘풍각쟁이’들조차 해금을 갖고 다녔을 정도다.
아마 근본이 대륙의 마상 악기인 만큼
휴대가 간편하고 소리 내기도 쉬워서였을 것이다.
‘거지 깡깽이’란
하찮은 짓을 일상으로 삼는 사람을
비하해 말할 때 사용한다.
말위에서
해금을 연주하고
활을 쏘는 것은
유목민족을 상징한다.
우리 민족은
북방 유목민족의 후예로,
말 달니며 활을 쏘는 것에 능했다.
고구려 벽화에는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우리 한국인은
발해가 멸망하면서
고조선이후 재배해 왔던
녹수이북의 북방영토를
사실상 상실하면서
반도국가로 됐다.
압록강(鴨綠江)은
원래 록수(綠水)라고 불렸으나
강물의 색깔이
숫 오리 머리색처럼 푸르다는
압두록(鴨頭綠)에서 유래돼
압록강이 됐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야루쟝(鴨綠江)’이라고 부른다.
<‘한’연구가/저술가 한재 신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