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 신충우 파일 15
쇠파이프와 못을
자르기 위해
쇠톱을 샀다.
시공업자를 불러
작업을 의뢰하려고
견적서를 받아보다가
공사비가 너무 비싸
내가 직접 해볼 생각으로
쇠톱을 샀다.
경비가 30%밖에 안들어가
경제적이고
쇠톱을 장만할 수 있게 돼
일석이조(一石二鳥).
ⓒ신충우, 2022
쇠톱은
다양한 두께의 금속을 자르는 데
사용하는 테가 있는 손톱으로
조절식 틀, 손잡이, 날로 구성된다.
날은 톱니가 매우 단단하며
금속의 종류에 따라 날의 두께가 달라진다.
가는 선이나 관, 봉, 얇은 판재 등은
니퍼나 펜치, 절단기, 판금 가위 등으로 자르고
두꺼운 막대나 판재, 파이프 등을 자를 때
쇠톱을 사용한다.
목재용 톱니의 방향은 사용자 쪽으로 돼 있어
톱질을 할 때 당길 때 힘을 많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쇠톱은 반대로
톱니의 방향을 반대쪽으로 하여 밀 때
힘을 주어 작업을 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절단할 쇠파이프는
울타리에 보기싫게 밖으로
불쑥 튀어나와 있는
쇠파이프 일부이다.
오래 전에
울타리공사를 하면서
마무리가 제대로 안돼
그런 상태인데
여기에 밤이면
새들이 앉아 똥을 싸
마루바닥을 더럽히기도 한다.
불쑥 나와 있는 부분이
바로 마루 위다.
처음 해보는
쇠톱질이지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무려 소요시간이
1시간 20분이나 걸리고
중간에 날마저 끊어졌다.
못을 자르는 작업은
이에 비해 훨씬 쉬웠고
소요시간도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나무에 박힌 102개의
못을 제거하는데
장도리와 펜치로
빠지지 않는 것만
쇠톱으로 잘라냈다.
장도리는
못을 박고 빼는 연장으로,
한쪽은 뭉뚝해 못을 박는 데 쓰고
다른 한쪽은 넓적하고 둘로 갈라져 있어
못을 빼는 데 쓴다.
일반적으로
뻰치라고 부르는
펜치(pincers)는
손에 쥐고 철사를 끊거나
구부리거나 하는 데에 쓰는 공구로
못을 뺄 때도 쓴다.
못을 박을 때는
옥수수와 마늘을 말리는 등
농사용으로 필요해 그렇게 했던 것이지만
지금은 순수하게 연구소용으로
고택을 활용하고 있어
못을 모두 제거한 것이다.
12칸짜리 ㄷ형의 한옥이다.
쇠톱질의 후유증으로
손목과 어깨에 파스를 붙이고 있지만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다.
육체적인 집수리도
정신적인 저술과 비슷해
‘산 너머 산’으로
작업해야 할 것이
단계별로 보인다.
예를 들면
이것을 하면
저것이 보이는 식으로
큰 것에서 작은 것순으로
단계별로 보인다.
이것이 한번에
통찰되는 사람은 전문가다.
내 눈에 미세한 부분이
크게 들어온 것으로 보아
하드웨어상으로
집수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 선 것 같다.
2011년부터 11년째
소일삼아 틈나는대로 하고 있다.
내가 해온 집수리는
소목장(小木匠) 분야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목조 건축물을 짓는 대목장에 대비되는
소목장은 목가구의 제작과 건축상의 소목 일을 포함하고 있다.
소목장이 만들어 온 우리나라 목가구는
한국의 미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미술품이다.
나무의 재료를 그대로 살려
자연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개성이 강하고 뛰어난 조형미를 보여 준다.
<‘한’연구가/과학저술가 한재 신충우>
이글루스 등재 : 2022/10/08
티스토리 이전 : 2023/05/31